ISSN : 2093-5986(Print)
ISSN : 2288-0666(Online)
The Korean Society of Health Service Management
Vol.19 No.4 pp.125-141
https://doi.org/10.12811/kshsm.2025.19.4.125

경상남도 미등록 이주민 산전 진찰 경험

김지원1, 제남주1, 최수미1, 김영수2
1창신대학교 헬스케어연구소
2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Prenatal Care Experiences of Undocumented Immigrants in Gyeongsangnam-do, South Korea

Ji-Won Kim1, Nam-Ju Je1, Su-Mi Choi1, Young-Soo Kim2
1Changshin University Healthcare Research Institute
2College of Medicine, Gyeongsang National University

Abstract

Objectives:

Undocumented immigrant pregnant women in Korea face multiple structural barriers that limit timely and adequate prenatal care. This study explored prenatal care experiences and identified barriers and facilitators to inform practices and policies.


Methods:

This study used a qualitative phenomenological design. 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13 women (Vietnam, n=9; Thailand, n=3; Philippines, n=1) residing in Gyeongnam between July 14 and August 31, 2025. Data analysis was guided by Colaizzi’s seven-step method. Rigor was ensured through member checking, peer debriefing, and audit trails.


Results:

Seven themes emerged: financial burden and access constraints; language barriers and the absence of medical interpretation; discriminatory administrative encounters and emotional withdrawal; uncertainty and anxiety driven by information gaps; limited but important social support and unreliable alternative information sources; positive experiences such as relief from hearing the fetal heartbeat and compassionate explanations; and cultural and structural constraints including fear of status exposure and mobility risks.


Conclusions:

Prenatal care barriers reflect structural vulnerabilities rather than individual shortcomings. Policy implications include public coverage of prenatal and delivery costs, institutionalizing medical interpretation, university–NGO– public health collaboration models, and standardized multilingual guidance.



    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한국 사회는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 추세 속에 서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에 이주민의 건강관리와 모자보건은 국가적 보건 의 제로 부상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거주 외국 인 인구는 약 26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7% 를 차지하며[1][2], 다문화 가구는 43만여 가구에 이른다[3]. 이러한 변화는 간호 실무와 공공보건 영역에서 이주민 산모의 건강권 보장에 대한 학술 적·정책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등록 이주민 산모는 의료체계로부 터 가장 소외된 집단 중 하나로, 법적 지위의 불안 정, 경제적 제약, 언어 및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필수적인 산전 진찰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4]. 이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 요인 이 되며, 향후 고위험 출산, 산후 합병증, 신생아 건강 저하 등 공공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경상남도는 조선업, 제조업,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가 집중되 어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체류 자격 없이 지역 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다[5]. 그러나 해당 지역 내 미등록 이주민 산모의 실제 산전 진찰 경험에 대 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으로, 현장의 간호실무자와 정책담당자 모두가 실제 문제를 체감하면서도 학 술적 자료에 기반한 접근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존의 관련 연구들은 주로 결혼이주여성이나 등록 이주민을 중심으로 산전·산후 관리 실태를 다루고 있어[6][7], 제도권 밖에 놓인 미등록 이주 민 산모의 현실적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겪는 심리적 고립감과 의료기관 접근에 대한 두려움, 문화적 오해 등은 양적 지표 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복합적이며 심층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24년 기준 경상남도에 6개 월 이상 거주 중인 미등록 이주민 산모로서 현재 임신 12주(3개월) 이상 또는 출산 후 1년 이내 여 성을 대상으로 산전 진찰 과정에서의 경험을 심층 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이는 질적 접근을 통해 이들의 삶의 맥락과 건강관리에 대한 주관적 인식 을 이해하고, 나아가 간호 중재 개발 및 지역 보건 정책 수립을 위한 실증적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는 건강보장권의 실천적 가치 와 공공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현행 보건의료체계는 법적 체류 자격을 기반으 로 프로그램을 설계·운영하므로, 미등록 이주민 산 모는 경제적·행정적 장벽으로 산전 진찰 서비스에 서 배제되기 쉽다. 특히 산전 진찰 미이용은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산모·신생아 건강위험을 가중시 키며, 지역사회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경상남 도는 산업 및 농어촌 현장에서 다수의 미등록 이 주민이 활동하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나, 이들의 의 료 접근 경험과 문화적·심리적 방해 요인을 다각 도로 탐색한 연구가 부재한 실정이다. 따라서 미등 록 이주민 산모들의 산전 진찰에 대한 주관적 경 험과 내적 의미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현장 맞춤형 다문화 보건 서비스 모델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는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가 직면하는 장벽 과 촉진 요인을 심층 규명함으로써 건강 불평등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을 뒷받 침할 실질적·구체적 정책·실무 개선안을 마련할 필 요성이 제기된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경상남도에 6개월 이상 거주 한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 중 임신 12주 이상이거 나 출산 후 1년 이내 여성을 대상으로, 산전 진찰 경험을 현상학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또한 산전 진찰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나 타나는 장애 요인과 촉진 요인을 확인하고, 문화 적·사회적·심리적 요인들의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그 구조적 특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 주민 친화적 보건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정책적· 실무적 함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질문은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민 산모로서 산전 진찰을 받는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이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산전 진찰 경험을 탐색하기 위해 수행된 질적 연구이다. 자료 분석은 Colaizzi(1978)[8]의 현 상학적 방법을 적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참여자의 실제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산전 진찰 경험 의 본질적 의미와 구조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분석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 하기 위해 자료에서 의미 단위를 도출하고 주제로 형성되는 과정의 실제 예시를 제시하였다.

    2. 연구참여자 선정

    본 연구의 참여자는 경상남도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는 미등록 이주민 여성으로, 임신 중이 거나 출산 후 1년 이내에 산전 진찰 경험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최종적으로 13명(베트남 9 명, 태국 3명, 필리핀 1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연구참여자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 2025년 기준 경상남도 내에 6개월 이상 거 주 중인 미등록 이주민 여성

    • (2) 현재 임신 12주(3개월) 이상 또는 출산 후 1년 이내

    • (3) 대한민국 내 합법적 체류 자격이 없는 자

    • (4) 산전 진찰을 받은 경험이 있는 자

    • (5) 한국어 또는 통역을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 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자

    3. 자료수집 방법 및 절차

    본 연구는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산전 진찰 경험을 탐색하기 위하여 반구 조화된 심층면담(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을 활용하였다. 자료수집은 2025년 7월 14일부터 8월 31일까지 이루어졌다. 연구 수행에 앞서 창신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IRB No. CSIRB-Y2025015).

    연구 참여자는 경상남도 소재 이주민센터, 사랑 의 집, 종교기관,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모집 하였다. 연구자는 직접 기관을 방문하여 연구 목적 과 방법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였으며, 이후 각 나라별(베트남, 태국, 필리핀) 통역사의 도움을 받 아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면담은 참여자가 안전하 다고 느끼는 장소(이주민센터 상담실, 종교기관 내 독립 공간 등)에서 이루어졌으며, 1인당 1~2회 약 60~90분간 진행하였다. 면담은 연구자가 제시한 반구조화 질문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필요시 추가 질문을 통해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였다. 면담 언어는 한국어 또는 한국어가 가능한 통역을 통하여 참여자의 모국어(베트남어, 태국어, 필리핀 어)로 진행하였다.

    모든 면담은 참여자의 서면 동의하에 녹음되었고, 연구자는 현장 메모(field notes)를 병행하여 참여자의 비언어적 반응과 면담 맥락을 기록하였다. 자료는 면 담 직후 전사(transcription)되었으며, 전사본은 연구 자와 참여자가 통역사를 통하여 상호 검토(member checking)하여 진술의 정확성을 확보하였다.

    4. 자료 분석

    본 연구의 자료 분석은 Colaizzi(1978)[8]가 제시 한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7단계로 진행하였다.

    1단계에서는 심층 면담을 통해 수집한 참여자의 진술을 반복 청취하며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였다.

    2단계에서는 전사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반복되거나 강조된 의미 있는 진술을 문장 또는 구절 단위로 추출하였다.

    3단계에서는 선별된 진술에서 함축된 의미를 해 석하여 짧은 문장으로 도출하였다.

    4단계에서는 도출된 의미들을 비교·분석하여 주 제, 주제 묶음, 범주로 통합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연구자와 현상학적 연구 경험이 있는 간호학 교수 2인이 검토하여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5단계에서는 주제 묶음을 바탕으로 참여자의 경 험이 갖는 본질을 설명할 수 있는 포괄적 기술을 작성하였다.

    6단계에서는 현상의 본질적 구조를 간결하고 명 료한 진술로 요약하였다.

    7단계에서는 분석 결과를 참여자에게 확인받아, 그들의 실제 경험과 일치하는지 검증하고 최종적 으로 경험 현상의 공통 요인을 통합하였다.

    5. 연구의 질 확보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1985)[9]가 제시한 질 적 연구의 엄밀성 기준을 적용하여 연구의 질을 확보하였다.

    첫째, 신뢰성(Credibility)을 확보하기 위하여 면 담 직후 전사된 자료를 반복 검토하였고, 참여자에 게 연구자의 해석이 실제 경험과 일치하는지 확인 을 받았다. 또한, 현상학적 연구 경험이 있는 간호 학 교수 2인에게 자료 분석 과정을 검토받아(peer debriefing) 분석의 타당성을 강화하였다.

    둘째, 적합성(Fittingness)은 연구참여자를 연구 목적에 부합하는 기준에 따라 선정하고, 다양한 국 적(베트남, 태국, 필리핀)의 참여자를 포함하여 자 료의 풍부성과 전이 가능성을 확보하였다.

    셋째, 감사가능성(Auditability)을 높이기 위하여 자료수집과 분석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하 고, Colaizzi[8]의 분석 절차를 명확히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제 3자가 연구 과정을 추적·검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 확증가능성(Confirmability)을 보장하기 위 해 연구자는 연구 전·중·후에 성찰 일지(reflexive journal)를 작성하여 연구자의 선이해와 편견이 개 입하지 않도록 하였다. 또한, 분석 결과는 동료 연 구자와 교차 검증하여 연구자의 주관성을 최소화 하였다.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창신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수행되었다(IRB No. CSIRB-Y2025015). 연 구자는 연구 목적과 절차, 잠재적 위험과 이익, 비밀보장 및 중도 철회 권리에 대해 충분히 설 명한 후 서면 동의를 받았다. 참여자는 연구 진행 중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었으며, 이에 따른 불이 익은 없었다.

    <Table 1>

    Example of Deriving Meaning Units and Themes from Original Data

    Participant Statement (Original Data) Meaning Unit Formulated Meaning Theme
    “Because I didn’t have money, I postponed the check-up.
    I had no choice but to wait until next month.”
    Postponing the check-up due to financial difficulties Financial burden restricts access to prenatal care Economic burden and limited healthcare access
    “I couldn’t understand what the doctor was saying, so I just nodded.” Difficulty understanding the doctor’s explanation Language barriers limit comprehension of medical information Language barriers and communication difficulties
    “I was afraid I might be checked or reported during transportation, so going to the hospital was frightening.” Fear of identification during transportation Undocumented status leads to avoidance of healthcare facilities Institutional and cultural barriers

    모든 면담 자료는 익명화하여 연구 ID로 관리 하였으며, 녹음 파일과 전사본은 암호화된 전자 파 일로 저장하여 연구자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연구 종료 후 3년간 보관한 뒤 안 전하게 폐기할 예정이다.

    면담 과정에서 심리적 불편감이 발생할 경우 즉 시 면담을 중단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고, 필요시 지역 상담기관 및 의료기관 정보를 제공하였다. 또 한 연구 참여자와 통역사에게 교통비와 통신비를 보조하는 수준의 소정의 사례비를 제공하였다.

    Ⅲ. 연구결과

    본 연구에 참여한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는 총 13명으로, 국적별 분포는 베트남 9명, 태국 3명, 필 리핀 1명이었다. 연령은 23세에서 38세 사이였으 며, 평균 연령은 약 29세였다. 모든 참여자가 기혼 이었으며, 출산 경험은 0~2회였고 자녀 수는 최대 2명이었다. 학력은 중졸 2명, 고졸 10명, 대졸 1명 이었으며, 월 평균 소득은 160만 원에서 350만 원 사이였다. 한국 체류 기간은 최단 9개월에서 최장 15년으로 나타났으며, 참여자 모두 만성질환은 없 는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2>.

    <Table 2>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N = 13)

    ID Country of Origin Age Marital Status Parity Number of Children Education Monthly Income (KRW) Duration of Stay Number of Antenatal Visits Gestational Age / Postpartum Period
    A Vietnam 27 Married 0 0 High school 3,000,000 9 months 6 26 weeks
    B Vietnam 34 Married 1 1 High school 3,000,000 15 years 4 24 weeks
    C Vietnam 27 Married 0 0 High school 3,500,000 6 years 7 28 weeks
    D Vietnam 27 Married 2 2 High school 2,000,000 7 years 9 4 months postpartum
    E Vietnam 33 Married 2 2 High school 3,000,000 5 years 9 6 months postpartum
    F Vietnam 28 Married 1 1 High school 2,500,000 6 years 3 15 weeks
    G Vietnam 23 Married 1 1 High school 3,500,000 3 years 8 6 months postpartum
    H Vietnam 26 Married 1 1 High school 2,500,000 4 years 8 4 months postpartum
    I Vietnam 31 Married 1 1 Middle school 2,500,000 5 years 9 3 months postpartum
    J Thailand 29 Married 2 2 High school 1,600,000 2 years 2 17 weeks
    K Thailand 25 Married 1 1 High school 1,600,000 4 years 2 25 weeks
    L Thailand 38 Married 1 1 College 1,600,000 1 year 2 32 weeks
    M Philippines 33 Married 0 0 Middle school 3,000,000 11 years 9 39 weeks

    연구참여자의 임신 주수는 최소 15주에서 최대 39주까지 다양하게 분포하였으며, 일부는 출산 후 3~6개월 시점에서 참여하였다. 산전 진찰 횟수 는 최소 2회에서 최대 9회까지 확인되었다. 임신 주수가 증가할수록 산전 진찰 횟수가 증가하는 양 상을 보였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태국 출신 산모들은 평균 2 회의 산전 진찰을 받아 상대적으로 낮은 이용 수 준을 보였다. 반면, 필리핀 출신 산모는 39주까지 임신을 유지하며 총 9회의 산전 진찰을 받아 가장 많은 진찰 횟수를 보였다. 베트남 출신 산모들의 경우 대부분 4~9회의 산전 진찰을 경험하였으며, 특히 임신 중기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 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주수가 증가함에 따라 산전 진찰 횟수도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으나, 국적별·개인별로 이용 수준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태국 출신 산모들의 낮은 산전 진찰 횟수는 경제적 제약 과 제도적 장벽의 영향뿐 아니라, 임신 사실을 늦 게 인지하여 초기 진찰 시기를 놓치고 임신 중기 이후에서야 의료기관을 방문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대로 필리핀 출신 산모는 비교적 이른 시점에 임신을 확인하고 꾸준히 진찰을 받아 총 9회의 산 전 진찰을 경험하였다. 베트남 출신 산모들은 임신 초기부터 중기까지 비교적 규칙적인 진찰을 유지 하였으며, 대부분 7~9회의 산전 진찰을 받았다.

    필리핀 출신 산모의 높은 진찰 횟수는 개인적 요인과 함께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접근성과 온라인 네트워크의 적극적 활용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 된다. 해당 참여자는 SNS와 이주민 온라인 커뮤니 티를 통해 임신 및 산전 진찰 관련 정보를 신속히 습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기적인 의료기관 방문 을 이어갔다. 또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제적 여건과 임신의 조기 확인이 꾸준한 진찰을 가능하 게 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적 동기와 디지털 네트워크 활용이 산전 진찰 서비스 이용을 촉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는 Colaizzi[8]가 제시한 분석 방법 을 적용하여 경상남도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산 전 진찰 경험을 분석하였다. 총 13명의 참여자로부 터 총 80개의 의미 있는 진술을 추출하였다. 이를 분석·해석하는 과정에서 138개의 의미 구성이 생 성되었다. 이후 반복적 검토 과정을 거쳐 30개의 주제로 범주화하였고, 이들은 다시 10개의 주제 모 음으로 통합되었다. 최종적으로 7개의 범주가 도출 되었다<Table 3>.

    <Table 3>

    Results of Colaizzi’s Analysis Procedure

    Significant Statements Formulated Meanings Themes Theme Clusters Categories
    Medical expenses are too high, so I worry every time I visit the hospital. (Vietnam, B) Feels burdened by medical costs Burden of medical expenses Medical cost burden Economic burden and access to care
    Due to financial difficulties, I could not receive all necessary tests. (Thailand, J) Examination restricted due to financial difficulty Limited medical tests Test restrictions
    I could not fully understand the doctor’s explanation due to the language barrier. (Vietnam, C) Difficulty understanding medical explanations due to language barrier Difficulty understanding explanations Lack of language/ communication Language barriers and communication difficulties
    Without an interpreter, I used Google Translate but still felt anxious. (Thailand, L) Anxiety due to lack of interpreter Anxiety caused by lack of interpretation Lack of interpreter
    I felt discriminated against at the hospital. (Vietnam, E) Experience of discrimination in healthcare settings Discriminatory attitudes Experiences of discrimination Experiences of discrimination and emotional distress
    I felt anxious because I did not know what to prepare. (Thailand, K) Lack of information regarding prenatal checkup preparation Lack of preparation information Lack of information/uncertai nty Uncertainty and anxiety
    I obtained information on pregnancy and childbirth through acquaintances or Facebook groups. (Philippines, M) Obtaining information through informal routes Use of alternative information Use of acquaintances/ communities Social support and alternative information sources
    I received necessary information through church gatherings. (Vietnam, H) Receiving support and information from religious groups Religious support experience Religious support
    I felt reassured after hearing my baby’s heartbeat at the first prenatal checkup. (Vietnam, A) Reassurance from confirming fetal existence Experience of reassurance from fetus Positive prenatal experience Positive experiences and reassurance
    I am always afraid of going to the hospital due to my undocumented status. (Vietnam, F) Restricted access to care due to undocumented status Limitations due to undocumented status Institutional restrictions Cultural and institutional limitations

    범주 1. 경제적 부담과 의료 접근의 제약

    진료 과정에서의 비용은 참여자들에게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병원 진료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진료를 받을 때마다 불안과 걱정을 느꼈으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필요한 검사를 받지 못한 경험을 호소하였다.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진료를 받을 때마다 걱 정된다.” (베트남, B)

    “경제적으로 어려워 필요한 검사를 다 받지 못 했다.” (태국, J)

    그러나 단순히 검사를 포기하는 데 그치지 않 고, 병원비 지출을 대비하기 위해 애초에 임신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돈을 미리 모으거나 타인 에게 돈을 빌려 충당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NGO 단체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아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기도 하였다.

    “임신을 하려면 돈을 먼저 모아둬야 한다.” (베트남, G)

    “친구에게 돈을 빌려 병원에 갔다.” (태국, K)

    “NGO에서 검사비를 조금 지원해 주어서 다행 이었다.” (필리핀, M)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민간 차원의 노력에도 불 구하고, 국가적인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전무하여 이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 공식적 인 의료보장이나 경제적 보조가 제공되지 않는 상 황에서, 이들의 산전 관리 경험은 구조적 취약성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이는 결국 건강 불평 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범주 2. 언어적 장벽과 의사소통 어려움

    참여자들은 한국어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통역 부재로 인해 의료진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는 어려움을 반복적으로 경험하였다.

    진료 과정에서 의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불안 감을 호소했으며, 단순히 언어를 모른다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건강과 태아의 안전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 의사 설명을 제대로 이 해하지 못했다.”(베트남, C)

    통역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참여자들은 구 글 번역기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정 보를 얻으려 했지만, 의학적 용어가 정확히 번역되 지 않아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었다.

    “통역사가 없을 때는 구글 번역기를 쓰는데 잘 이해가 안 돼서 불안했다.” (태국, L)

    또한, 배우자나 지인에게 임시 통역을 맡기기도 했지만, 전문적이지 않은 번역으로 인해 검사 준비 사항이나 약물 복용 방법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산모와 아기가 정상일 때는 비교적 큰 문제가 없었지만, 임신성 당뇨나 갑상선 질환 등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는 진단과 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 극심한 불안을 경험했다. 이러한 상 황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상태가 정확히 어떤 의 미인지,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알 수 없어 두려움 과 무력감을 호소하였다.

    이처럼 언어 장벽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불편함 을 넘어, 산모의 건강 상태가 복잡할수록 불안과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범주 3. 차별 경험과 정서적 위축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의료진의 친절과는 달 리, 원무과나 행정 창구에서의 불친절한 응대를 통 해 차별적 경험을 반복적으로 보고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정서적 위축과 소외감 으로 이어지며 의료기관 재방문을 주저하게 만드 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일부 의료진의 친절한 태도와는 대조적으로, 원 무과 직원이나 행정 창구에서의 불친절한 응대는 참여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러한 차별적 경험은 단순한 서비스 불편을 넘어 정서적 위축과 소외감으로 이어졌으며, 나아가 병원 재방문을 주 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병원 간호사들은 친절한데, 원무과 직원들은 불친절했다.” (베트남, D)

    “병원에서 차별적인 시선을 느낀 적이 있다.” (베트남, E)

    참여자들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의료 접근성에 서 보이지 않는 장벽을 체감하였다. 차별적 태도를 경험한 참여자들은 병원 내에서 자신이 불편한 존 재로 인식되는 것 같다고 느끼며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그 결과 질문이나 요청을 주저하게 되었 다. 이러한 위축은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 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의료 서비스 이용에 소극적 으로 임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임신이라는 민감한 상황에서 경험하는 차 별은 참여자들에게 심리적 불안과 위축감을 심화 시켰으며, 산전 진찰 과정에서 의료진과의 신뢰 형 성을 방해하였다. 일부는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서 아예 병원 이용을 피하거나 다른 기관을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 경험이 아니라,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 집단이 의료 체계 전반에서 구조적 차별을 경험하고 있음을 시 사한다.

    범주 4. 불확실성과 불안감

    참여자들은 산전 진찰 과정에서 정보 부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반복적으로 경험하였으며, 이는 곧 불안으로 이어졌다. 첫 진료를 앞두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했고, 기본적인 절 차조차 알지 못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몰라 불안했다.” (태국, K)

    진료 준비와 절차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 지 않아, 검사 전 금식 여부, 필요한 물품, 대기 과 정 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언어적 제 약과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상황을 제 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불안과 혼란이 오히려 증 폭되었다. 일부는 온라인 검색이나 지인에게 의존 했으나, 단편적이거나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불안 이 더욱 심화되었다. 다만, 일부 참여자들은 통역 사의 도움으로 부분적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 지만, 여전히 의료 정보를 충분히 소화하기에는 한 계가 있었다.

    특히 산모와 태아가 정상일 때는 어느 정도 안 도할 수 있었지만, 임신성 당뇨, 갑상선 질환, 고위 험 임신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는 의료진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 극심한 불안을 경험했다. 자 신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알지 못하는 상황은 참여자들에게 통제력을 상실한 무 력감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검사비 부담 때문에 진료 과정에 대한 걱정을 반복적으로 경험 했으며, 동시에 아기의 건강 상태에 대한 불안이 커져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았다.

    “검사비가 얼마나 나올지 몰라서 너무 걱정됐 다.” (태국, K)

    “아기가 혹시 문제가 있을까봐 걱정됐다.” (베트 남, B)

    범주 5. 사회적 지지와 대체 정보 활용

    참여자들은 산전 진찰 과정에서 겪는 경제적 어 려움과 언어적 장벽, 정보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주변의 사회적 지지망에 의존하였다. 공식적인 제 도적 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인·가족·종교 단체·온라인 커뮤니티 등은 임신과 출산에 관한 중요한 정보원 역할을 했다.

    “병원이나 임신, 출산에 대한 정보는 지인이나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서 얻었다.” (필리핀, M)

    “성당 모임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 (베트남, H)

    이러한 비공식적 경로는 임산부들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제공하고, 의료 접근성 부족으로 인한 고 립감을 완화하는 긍정적 자원으로 작용하였다. 특 히 성당이나 교회 모임과 같은 종교적 공동체는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진료 동행, 통역 지원, 물질적 도움까지 제공하는 중요한 지원망으 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인으로부터 얻은 정보는 전문적 검증이 부족하여, 때로는 부정확하 거나 왜곡된 정보로 인해 혼란을 유발하기도 했다. 일부 참여자들은 병원에서 들은 설명과 온라인에 서 얻은 정보가 달라 오히려 불안을 느꼈으며, 그 결과 의료진의 조언보다는 주변인의 말을 따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사회적 지지는 참여자들의 불안을 완화 하고 산전 진찰 관리에 일정 부분 기여하였으나, 동시에 정보의 신뢰성 부족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사회적 지지는 미등록 이주민 임산 부에게 필수적인 보호망이자 제도적 지원의 공백 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자체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공식적 지원체계와의 연계가 반드시 필요 함을 시사한다.

    범주 6. 긍정적 경험과 안도감

    참여자들은 산전 진찰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에 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확인하였다. 특히 첫 진료에서 태아의 심장 소리를 들었을 때 산모들은 큰 안도감을 느꼈으며, 이는 불안으로 가득 차 있 던 마음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첫 산전 진찰에서 아기 심장 소리를 듣고 안도 했다.” (베트남, A)

    또한 일부 의료진의 친절한 태도는 참여자들에 게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였다. 따뜻한 말 한마디, 눈을 맞추고 천천히 설명하는 태도는 의료진과의 신뢰 관계 형성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경험은 산전 진찰의 불안을 완화하고, 이후 진료에도 적극적으 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였다.

    “간호사가 눈을 보면서 웃으면서 설명해 주니 마음이 놓였다.” (필리핀, M)

    “의사가 천천히 설명해 주니까 내가 환영받는 기분이 들었다.” (태국, J)

    특히 베트남 출신 참여자들은 아기를 “하느님의 축복”으로 인식하며 출산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는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임신과 출산을 단순 한 신체적 사건이 아니라 영적 의미를 지닌 축복 으로 해석했으며, 이러한 문화적·종교적 신념은 불 안한 상황 속에서도 출산에 대한 희망과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게 하는 힘이 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아이는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니까 힘들어도 기 쁘게 받아들인다.” (베트남, A)

    아울러, 참여자들은 미등록 이주민 산모를 자주 진료하는 병원에서는 친절도가 특히 높다고 진술 하였다. 이러한 병원에서는 의료진이 다양한 문화 적 배경을 이해하고 경험을 축적해, 환자와의 의사 소통에 더 주의를 기울였으며, 두려움과 불안을 안 고 병원을 찾는 임산부들에게 더욱 따뜻하게 다가 갔다. 이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었고, 향후 지속적인 의료 이용으로 이어지게 하는 중요 한 계기가 되었다.

    “외국 사람들을 많이 보는 병원이라 그런지, 의 사와 간호사들이 더 친절했다.” (베트남, H)

    “그 병원에서는 내가 미등록 이주민이라도 차별 하지 않고 잘 대해줘서 안심됐다.” (태국, J)

    즉, 긍정적 경험은 차별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 적 경험을 부분적으로 완화하고, 의료 체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더 불어, 문화적 민감성과 경험을 갖춘 의료기관의 친 절한 대응은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들에게 필수적 인 지지체계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범주 7. 문화적·제도적 한계

    참여자들은 산전 진찰 과정에서 문화적·제도적 제약을 경험하였다. 미등록 신분으로 인해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두려운 상황이었으며, 신분 노출로 인해 추방이나 법적 불이익을 겪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신분이 불안정해 병원에 가는 것이 항상 두렵 다.” (베트남, F)

    또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전혀 없어 산전 관리 비용과 돌봄은 전적으로 개인적·민간적 자원에 의 존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임산부들을 더욱 열악 한 상황에 놓이게 했다.

    그러나 한국에 먼저 정착한 자국 친구들이 경험 을 공유하고 병원 이용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진료 과정에서의 일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들 의 정보 지원은 의료제도의 복잡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낯선 환경에서의 불안을 줄이는 중 요한 자원으로 작용하였다.

    베트남 친구가 어떻게 접수하는지 알려줘서 덜 당황했다.” (베트남, H)

    “같은 나라 사람이 병원 절차를 설명해 주니 그 나마 조금 안심됐다.” (태국, K)

    더 나아가, 병원을 찾아가기 위한 이동 과정에 서도 제약이 드러났다. 대중교통 대신 택시를 이용 해야 하는 경우, 일부 참여자들은 택시 기사가 미 등록 신분을 신고하여 단속에 적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위험 인식은 정기적 인 병원 방문을 저해하고, 이동 수단조차 의료 접 근성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병원에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님이 ‘신분증 있느냐’고 물어보면서 신고될까 봐 너무 불안했다.”(베트남, G)

    “이웃이 택시 기사에게 잡혀갔다는 얘기를 들은 후로는 택시 타는 것도 무섭다.” (태국, J)

    본 연구에서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들의 산전 진 찰 경험은 경제적 부담, 언어 장벽, 차별 경험, 정 보 부족으로 인한 불확실성, 문화적·제도적 제약이 라는 복합적인 어려움 속에서 형성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적 지지, 일부 의료진의 친 절, 종교적 신념은 불안을 완화하고 산전 관리 참 여를 촉진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들의 경험 이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취약성과 제도적 지원 부재 속에서 발생한 복합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Ⅳ. 고찰

    본 연구는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산전 진찰 경험을 현상학적으로 탐색하 여 그 본질적 의미와 구조를 확인하였다. 연구 결 과는 경제적 부담, 언어 장벽, 차별 경험, 정보 부 족으로 인한 불안, 사회적 지지망 의존, 긍정적 경 험, 문화·제도적 한계라는 7개의 범주로 나타났다. 등으로 이는 기존 국내·국외 연구에서 보고된 이 주민 여성의 건강 불평등 구조와 상당 부분 일치 하며, 동시에 ‘미등록 이주민’이라는 특수성이 기존 연구보다 훨씬 더 취약한 건강 경험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였다.

    1. 경제적 부담과 의료 접근의 제약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산전 진찰 과정에서 가 장 큰 어려움으로 경제적 부담을 반복적으로 언급 하였다. 분만비와 각종 검사가 수십만 원에서 수백 만 원에 이르렀으며, 일부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 진료비를 충당하거나 NGO의 재정적 지원에 의존 해야 했다.

    특히 미등록 이주민은 국민건강보험 적용 대상 에서 제외되어 모든 산전 진찰 및 출산 비용을 본 인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에 놓여 있 다. 이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결과적으 로 의료 이용 불평등이 심화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WHO[10]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주민 여성들이 산전 관리에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며, 모성의 건강뿐 아니라 태 아와 신생아의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Almeida et al.[11]의 체계적 문헌고찰 역시 이주민 산모에게 경제적 장벽이 산전 관리 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임을 제시하 였다.

    국제 연구에서도 산전 관리 부족은 조산, 저체 중아 출산, 모성 사망 위험 증가와 밀접히 관련됨 이 보고되었다[7][8]. 이러한 맥락에서 미등록 이주 민 임산부를 포함한 취약계층 임산부에 대한 산 전·출산 의료비 지원은 단순한 재정적 보조가 아 니라, 모성·영유아 건강권 보장과 장기적 사회적 보건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더 나아가 산전 관리 지원은 단순한 건강권 보 장을 넘어, 다문화가정의 안정적 정착과 사회통합 을 촉진하고 국가 보건정책의 형평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사회적 기반이 된다. 따라서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산전 관리 취약성을 해소하는 것은 개인 의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 의 건강권 보장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2. 언어 장벽과 의사소통의 한계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의료진과의 소통 과정 에서 언어 장벽으로 인한 불안과 불확실성을 반복 적으로 경험하였다. 일부는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제한적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 한 경우에는 구글 번역기 등 비공식적 도구에 의 존하여 의료 정보를 완전히 해석하지 못하였다. 이 러한 언어적 제약은 단순히 불안을 가중시키는 수 준을 넘어, 치료 순응도 저하와 산전 관리의 질적 저하로 직결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산모의 건강 관리 능력은 물론 태아의 건강 결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내포한다.

    Higginbottom et al.[12] 또한 이주여성을 대상 으로 한 연구에서 언어 장벽이 의료 정보 이해에 큰 제약을 초래하며, 그 결과 공식적 의료체계보다 지인이나 커뮤니티와 같은 비공식적 네트워크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높아진다고 보고하였다. Lee & Park[13] 역시 언어적 어려움이 의료진과의 신 뢰 형성을 저해하여 임신·출산 과정에서 심리적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한편 일부 NGO나 종교단체에서는 미등록 이주 민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나, 참 여자들은 임신 전에는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 때문 에 학습 참여가 어려웠고, 임신 이후에는 건강상의 제약으로 교육 참여가 제한되는 현실을 경험하였 다. 이러한 조건은 언어 장벽을 구조적으로 고착화 시키며, 결과적으로 의료 접근성과 의료 정보 이해 에서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한다.

    따라서 전문 의료통역 인력의 제도적 배치와 원 격 통역 시스템 구축은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필수적 과제이다. 이는 단순한 의사소통 지원을 넘어,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과 형평성 제고를 위한 핵심적 정책 전략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3. 차별 경험과 정서적 위축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의료진의 친절한 태도 와 달리, 원무과 또는 행정 창구에서의 불친절한 응대를 경험하며 차별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이 러한 경험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정서적 위축과 소외감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의료기관 재방문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차별적 대 우는 개인적 경험에 그치지 않고, 이주민 임산부들 이 자신을 정당한 “환자”가 아닌 ‘외부인’으로 인 식하게 만들며 의료진과의 신뢰 형성을 방해하는 구조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임신이라는 민감한 시 기에 이러한 경험은 심리적 불안과 위축을 더욱 심화시키고, 의료서비스 이용에 소극적인 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Chae et al.[14]의 연구에서도 국내 이주여성들 이 병원 행정 과정에서 차별을 자주 경험하며, 이 로 인해 의료기관 방문을 기피하게 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도 일부 참여자들은 반복된 차별 경험으로 인해 해당 의료기관을 아예 회피하 거나, 다른 기관을 전전하며 진료처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차별이 단순한 개인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구조적 차원의 불평등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차별 경험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의료진 뿐 아니라 원무과·행정직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 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문화적 역량 교육을 제도적 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의료기관 차 원에서 이주민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이주여성 을 동등한 권리의 보건의료 이용자로 존중하는 조 직 문화가 확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차별 해소를 넘어,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건강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4. 불확실성과 불안감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산전 진찰 과정에서 정 보 부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반복적으로 경험하 였으며, 이는 곧 심리적 불안으로 이어졌다. 진료 준비와 절차에 관한 기본적인 안내가 충분히 제공 되지 않아 검사 전 준비 사항이나 대기 절차 등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 었다. 일부는 통역사의 도움으로 부분적으로 이해 할 수 있었으나, 여전히 의료 정보를 충분히 소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국외 이민 여성들이 산전 관리 과정에서 언어적·제도적 장벽으로 인해 정보 접근성이 제한되고, 불확실성과 불안을 경험 한다는 선행연구와도 일치한다[15].

    특히 임신성 당뇨, 갑상선 질환, 고위험 임신과 같은 합병증 상황에서는 의료진의 설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극심한 불안을 경험하였으며, 이는 통제력 상실과 무력감으로 이어졌다. 국제 연구에 서도 고위험 임신 상태에서 의료 정보의 부족과 이 해의 어려움은 산모의 불안을 심화시키고, 치료 순 응도를 저해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0].

    또한 일부 참여자들은 검사비 부담에 대한 걱정 과 아기의 건강 상태에 대한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심리적 압박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현 상은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서의 불안이 아니라, 경 제적 요인(범주 1)과 언어적 장벽(범주 2) 등이 상 호작용하여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불확실성과 불 안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차원에서 언어 적 지원 강화, 표준화된 산전 진찰 안내 제공, 비 용 관련 정보의 투명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나 아가 불안 관리와 정서적 지지를 포함한 심리·사 회적 간호 중재 프로그램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불안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임산부 의 자기효능감과 치료 순응도를 향상시키고, 궁극 적으로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5. 사회적 지지와 대체 정보 활용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경제적 어려움, 언어 장벽, 정보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지인, 가족, 종교 단체, 온라인 커뮤니티 등 비공식적 사회적 지지망 에 적극 의존하였다. 이러한 양상은 제도적 지원이 부족할 때 이주민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주변 네트 워크에 의존하게 된다는 선행연구[11]와 일치한다.

    특히 Lee & Park[13]은 결혼이주여성에게 종교· 문화 공동체가 임신·출산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에 중요한 보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종교단체의 진료 동행, 통역 지원, 물 질적 도움은 참여자들에게 실질적·정서적 지지의 원천이 되었으며, 이는 종교적·문화적 공동체가 이 주민 산모의 사회적 자본을 강화하는 핵심 자원이 라는 기존 연구의 결과와도 부합한다[12].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인을 통해 얻는 정 보는 전문적 검증이 부족해 부정확하거나 왜곡될 위험이 있었다. 일부 참여자들은 의료진의 설명과 주변 정보가 상충할 때 혼란을 경험했으며, 이로 인해 공식 의료 정보보다 비공식 네트워크의 의견 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사회적 지지가 불안을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는 긍정적 기능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정보의 신뢰성 측면에 서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사회적 지지는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에 게 필수적인 보호망이자 제도적 공백을 보완하는 중요한 자원이지만, 비공식 지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본 연구 결과는 비공식 지지망과 공식 보건 의료체계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정 보의 신뢰성을 강화하고 산전관리의 질을 향상시 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공적 보건서비 스, NGO, 종교기관이 연계된 통합적 지원체계가 구축될 때 사회적 지지의 긍정적 효과가 극대화될 것임을 보여준다.

    6. 긍정적 경험과 안도감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산전 진찰 과정에서 다 양한 어려움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긍정적인 경험 또한 보고하였다. 특히 태아의 심장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느낀 깊은 안도감은 불안 으로 가득했던 정서 상태를 안정시키는 중요한 전 환점으로 작용하였다. 이는 초음파를 통해 태아 상 태를 확인하는 경험이 임산부의 심리적 안정과 모 성 정체감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 구[16][17]와도 일치한다.

    또한 의료진의 친절한 태도는 참여자들에게 중 요한 심리적 지지로 작용하였다. 따뜻한 언어적 비 언어적 상호작용은 의료진에 대한 신뢰 형성을 강 화하며, 이는 산전 관리를 지속하는 데 핵심적인 요인임이 보고되어 왔다[12]. 본 연구에서도 의료 진의 문화적 민감성과 배려는 참여자들이 “환영받 는 환자”라고 느끼게 하여 진료 참여 의지를 높이 는 긍정적 효과를 나타냈다.

    종교적 신념은 참여자들의 정서 안정에도 중요 한 역할을 하였다. Alizadeh & Khodavandi는 종 교적 신념이 임신 기간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 하는 보호요인이라고 보고하였으며[18], 본 연구에 서 베트남 출신 참여자들이 임신을 “신의 축복”으 로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해석한 경험 역시 이러 한 결과와 부합한다. 종교적 해석은 불확실성과 두 려움 속에서도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도록 돕는 심 리적 자원으로 기능하였다[15].

    아울러 미등록 이주민 산모를 자주 진료하는 일 부 의료기관에서는 높은 친절도와 문화적 배려가 보고되었으며, 이는 의료진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 을 이해하고 경험을 축적한 결과로 해석된다. 의료 진의 문화적 역량이 이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향상 시키고 건강 불평등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16]와 도 맥락을 같이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긍정적 경험은 차별과 불안 등 부정적 경험을 완화시키고 의료체계에 대한 신 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는 향후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 지원 정책과 실무에서 문화적 민감 성을 반영한 의료인 교육과 이주민 친화적 의료 환경 조성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7. 문화적·제도적 한계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산전 진찰 과정 전반에 서 다양한 문화적·제도적 한계를 경험하였다. 미등 록 신분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두 려운 일로 인식되었으며, 신분 노출 시 추방이나 법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은 의료 접근 성을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불법체류 신분이 이주여성의 보건 의료 접근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선행연구[9][14] 와 일치한다.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산 전 관리 비용과 돌봄은 전적으로 개인적·민간적 자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의료 안전망 부재가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를 더욱 취약한 환경 으로 몰아넣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연구에서도 공적 보건 체계와의 단절이 이주민 산모의 산전 관리 지연과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 으로 지적된 바 있다[10].

    또한 Kim & Lee[19]은 의료인의 문화역량 부족 이 이주여성에게 의료기관 접근의 어려움을 초래 한다고 보고하였으며, 본 연구 참여자들 역시 행정 및 의료 환경에서의 문화적 민감성 부족을 반복적 으로 경험하였다.

    그럼에도 일부 참여자들은 먼저 정착한 자국 친 구들의 도움을 통해 병원 이용 방법을 학습하며 초기의 어려움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수 있었다. 이 는 동일한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네트워크가 의 료 접근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 나, 이러한 지원은 일시적이고 비체계적이라는 점 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 나아가, 교통수단 이용 과정에서도 신분 노 출 위험이 존재하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대중교통 이용 시 신분 검문 또는 신고 가능성에 대한 불안 을 경험하였고, 이는 병원 방문 자체를 회피하게 만 드는 또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하였다. 이와 같은 결 과는 의료기관 내부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제도적 환경 전반이 의료 접근성을 제약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산전 관리 취약 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제도적 보장 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다. 특히 현행 모자보건사업 (산전·산후 관리 지원,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등)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거나, 별도의 취약 임산 부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기본적 인 산전 의료 이용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료기관 방문 과정에서의 안전 보장은 보건소·지 자체 기반의 익명 진료(non-reporting health service) 원칙, 혹은 긴급 의료 이용 시 출입국 관 리 정보와 연계하지 않는 보호 정책 등을 통해 제 도적으로 확보될 수 있다.

    의료 접근성 강화를 위해서는 현행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법률·상담·통역 지원), 건강가정․다문화 가족지원센터 등 지역 기반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 할 필요가 있다. 이들 기관이 미등록 이주민 임산 부를 실제 의료기관까지 동행하고, 산전·산후 교육 및 상담을 제공하는 의료-지역사회 연계 모델 (community-linked care model) 구축이 요구된다.

    특히 언어 장벽 해소를 위해 현재 일부 공공의 료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는 공공의료 통역 서비스 (의료통역사 배치, 전화·화상 통역 시스템)를 미등 록 이주민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준을 확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통역 서비스는 모자보건사업,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지방자치단체 의료지원 사업과 연동되어 일관된 통역 체계로 운 영될 수 있다.

    나아가 공적 보건 체계와 NGO, 종교기관 등 민간 자원의 연계를 통해 방문형 상담·진료 안내, 산전검사 정보 제공, 진료비 지원 연계, 위기 임산 부 긴급지원 체계 등을 마련하면 실제적인 보호망 이 구축될 수 있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은 문화적· 제도적 장벽을 동시에 해소하고, 임산부의 안전한 의료 이용을 촉진하는 실천적 기반이 된다.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거의 조명되지 않았던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산전 진찰 경험을 현상학 적으로 탐색하여, 그들의 삶과 건강에 내재된 불평 등의 구조적 맥락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 다. 이는 학문적으로 모성 간호 분야의 연구 영역 을 확장하고, 실무적으로는 현행 다문화정책·모자 보건정책·공공의료지원체계와의 연계 방안을 구체 화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특히 이들의 경험은 단순 한 의료 이용의 제약이 아니라 사회적 배제와 제 도적 차별이 교차하는 복합적 현상임을 보여주며,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건강권 보장은 개인의 문 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건강 형평성을 강화 하는 공공보건 과제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에 서 정책적·실무적 개선은 한층 구조화되고 구체적 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산전 진찰 경험을 현상학적으로 탐색하 여 그 본질을 규명하였다. 참여자들의 경험은 임신 과 출산에 대한 기대와 기쁨, 동시에 직면한 경제 적 부담, 언어 장벽, 차별 경험, 불확실성과 불안, 사회적 지지의 한계, 긍정적 경험과 안도, 문화적· 제도적 제약으로 요약된다. 산전 진찰은 단순한 의 료행위가 아니라, 이들에게 불안과 안도, 배제와 수 용,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복합적 과정이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출신 임산부가 장기 체류를 통해 비공식적 지지망을 활용할 수 있었으나 언어 장벽을 크게 경험하였고, 태국 출신은 단기 체류와 낮은 경제적 기반으로 산전 진찰 횟수가 적어 가 장 취약한 집단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필리핀 출신 은 SNS와 종교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여 정보 획득과 의사소통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였으나, 제 도적 제약에서는 동일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별 로는 창원·김해 등 대도시 임산부들이 NGO나 종 교기관의 도움을 활용하기 쉬웠던 반면, 진주·남해 등 중소도시 및 농어촌 임산부들은 교통·언어·의료 접근에서 더 큰 제약을 경험하였다.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가시화되 지 않았던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의 산전 진찰 경 험을 현상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개인적 어려움에 국한되지 않고 구조적 장벽과 사회적 지지의 한계 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간호학적 관점에서 문화적·사회적 맥락을 반영한 간호중재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며, 향후 보건정책 수립 과 지역사회 지원체계 마련에도 실무적으로 기여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 자 한다.

    첫째,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는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해 산전·출산 비용을 전액 부담하 고 있으며, 이는 인권 존중을 중요시하는 현대 사 회 분위기와 저해되는 요인이다. 따라서 국가와 지 자체는 이들을 포함한 취약계층 임산부에게 산전· 출산 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 련해야 한다.

    둘째, 참여자들은 의료진의 설명을 충분히 이해 하지 못하거나 부정확한 번역 도구에 의존함으로 써 불안과 혼란을 경험하였다. 이에 따라 전문 의 료통역 인력을 배치하고 원격 통역 시스템을 도입 하여 의사소통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필요 가 있다.

    셋째, 대학과 지역사회의 협력 체계 구축이 필 요하다. 참여자들은 종교 모임이나 지인,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비공식적 지원을 받았으나, 이는 일시적 지원에 그쳤다. 간호학과와 의과대학은 산 전·산후 건강 교육, 상담, 돌봄, 전문 진료 지원에 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NGO·종교기 관·보건소와 연계될 경우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지 원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심리·사회적 간호중재 개발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경제적·언어적 제약과 차별적 경험으 로 인해 불안, 외로움, 양가적 정서를 반복적으로 경험하였다. 또래 지지 그룹, 다문화 상담 프로그 램, 온라인 기반 정서 지원체계 구축 등을 통해 정 신건강을 증진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맞춤형 간호중재가 마련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경상남도 지역의 베트남·태국·필리핀 출신 미등록 이주민 임산부를 대상으로 수행되어 표본의 국적 구성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후속 연구에서는 중국, 몽골, 네팔, 중앙아시아, 아 프리카 등 보다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포 함하여, 국가·문화별 차이가 산전 진찰 경험과 의 료 접근성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분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보건당국은 이러한 근거를 토대 로 의료 접근 대상을 확대하고 집단별 특성을 반 영한 유연한 지원 정책을 설계·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는 것이 요구된다.

    Figure

    Table

    Example of Deriving Meaning Units and Themes from Original Data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N = 13)
    Results of Colaizzi’s Analysis Procedure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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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ptember 16, 2025
    December 4, 2025
    December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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