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서론
노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쇠약해짐과 동시 에 사회적 관계망이 축소되면서 가족은 노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생의 구조이며 삶의 양식이 된다. 최근 10여 년간 주된 가구유형으로 인식되던 3인 가구와 4인 가구의 비중은 감소하고(2000년 20.9%, 31.1% → 2010년 21.3%, 22.5%), 1인 혹은 2인 가 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에 육박했다[1]. 이러한 가 구유형의 변화는 노인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며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의 비율은 크게 감소한 반 면, 부부단독이나 노인 혼자 거주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노인 단독 혹은 노인 부부 가 구의 증가는 노인의 생활양식 변화와 건강행태 변 화에 영향을 미친다.
고령화 사회에서 가구유형과 가족지지는 노인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중요한 요인으로, 가족유형이 변화함에 따라 노인의 고독감이 더욱 증가되고 있 다[2]. 또한, 독거노인에서는 자녀 및 배우자와 동 거하는 노인에 비해 고독감이 증가하고 자살률이 높다[3].
건강행태는 일반 인구의 건강상태 결정의 주요 한 요인으로 이는 노인에서도 관찰되는 일반적인 사항이며 고령자에서 건강행위 실천은 높은 수준 의 기능 보존과 연관이 있다[4][5]. 흡연, 과체중, 운동부족은 노인에서 사망률 및 장애발생을 증가 시키고[6] 최근 프랑스의 12년간 추적한 코호트 연 구[7]에서 세 가지 건강위험행위(흡연, 운동부족, 과일/야채섭취 부족)의 조합은 장애발생에 누적효 과가 있었다. 건강행위 실천은 좋은 건강상태를 유 지하고 성공노화를 이루기 위해 중요하고 이는 환 경, 사회경제적 상태, 생물학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8]. 사회적 관계 및 가족 유 형은 건강행위 등의 행동 양식에 강한 영향을 미 친다[9][10]. 결혼상태[11], 가족유무[12] 요인도 건 강행위 실천을 증진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까지의 노인 가구유형과 건강행태에 관한 논문들은 대상자의 범위가 남, 여로 국한 되거나, 포함된 건강행태 및 검진이 제한적이어서, 생활습 관영역(흡연, 걷기, 음주)와 검진영역(건강검진, 독 감예방접종, 구강검진), 정신건강상태를 종합한 연 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노 인에서 가구유형에 따른 사회경제적 특성을 조사 하고, 가구유형이 정신건강 상태, 건강 행태 및 검 진 행위와 어떤 관련성을 보이는가를 비교 분석하 였다.
II.연구방법
1.연구 대상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대한민국 국민을 목표 모집 단으로 층화 및 추출의 방법으로 대상자를 설정한 후 조사를 진행하기 전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충 분히 설명하고,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동의서를 작성하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2010-2012 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건강설문조사에 응답한 대상 자 25,534명 중에서 건강설문조사와 건강검진조사 에 모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5,782 명을 연구대 상으로 하였다.
2.조사 방법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건강검진과 건강의식 행 태조사 설문지를 이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이용한 변수들에 대해 간략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가구유형은 현재 동거하는 가족구성원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부부동거, 부부-자녀동거, 독 거, 독거-자녀동거로 답한 경우를 포함하고, 조부 모, 친인척, 형제자매와 동거하는 경우는 제외하였 다.
건강설문조사의 면접 방법으로 조사한 항목 중 에서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연령, 성별, 교육 정 도(졸업기준), 경제 상태(월평균가구수입), 취업여부 를 포함하였으며, 경제 상태는 상, 중상, 중하, 하 로 분류하였다.
자기기입식으로 조사한 건강행태영역 설문 중에 서 스트레스 인지여부, 지난 2주간 우울증상 경험 여부, 지난 1년간 자살사고 여부, 흡연, 음주, 운동, 건강검진, 구강검진, 독감예방접종, 활동제한, 미치 료 여부(병원이용, 의료이용)에 관한 문항을 포함 하였다. 흡연은 평생 동안 담배를 5갑(100개비)이 상 피웠고 현재 흡연하는 경우 현재 흡연으로 정 의하고, 1회 평균 음주량이 여자 5잔 이상, 남자 7 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일 경우 고위험 음주로 정의하였다. 걷기를 1일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 상 실천한 경우 걷기 실천군으로 정의하였다.
검진조사에서 신체 계측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 체중과 신장 측정치를 포함하였다. 수검자는 가벼 운 가운을 착용하고 신장, 체중, 허리둘레를 측정 하였다. 신장은 발뒤꿈치, 엉덩이, 등, 머리의 뒷부 분이 신장계 수직판에 닿도록 한 후 측정하여 0.1cm 단위로 기록하였고, 체중은 0.1kg 단위까지 계측하였다. 체질량지수가 25kg/m2이상인 경우를 비만군으로 정의하였다.
3.통계 분석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복합표본설계를 이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으므로, 선택오류를 최소화하기 위 하여 1차 추출단위, 층화변수 및 표본가중치를 부 여하여 결과치를 추정하고, 복합 표본 분석 통계 방법을 이용하였다. 연속형 변수는 일반선형모델을 이용하여 추정값±표준오차로 표현하였고, 범주형 변수는 독립성검정(Chi-square test)를 이용하여 비 율(추정값 ± 표준오차)로 표현하였다.
성별과 가구유형에 따른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연령, 가구소득, 교육수준, 가구유형, 취업여 부), 건강행태(음주, 흡연, 운동, 건강검진, 독감예 방접종, 구강검진), 의료이용(미치료, 활동제한) 차 이를 복합표본분석의 교차분석(χ2-test), 일반선형분 석으로 분석하였다.
가구유형과 건강행위 실천의 연관성 확인을 위 해 가구유형을 독립변수로 하고 건강행태를 종속 변수로 하여 연령, 성별, 공변수(월평균 가구수입, 직업여부, 교육, 정신건강, 활동제한)를 통제한 후 분석하였다. 건강검진, 구강검진의 경우 시행을 참 조변수로 두고 미시행위험을 조사하였고, 독감예방 접종, 흡연, 음주, 걷기의 경우 미시행을 참조변수 로 두고 실천하는 경우에 대해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Binary logisticregression)으로 Odd’s ratio 및 95% 신뢰구간을 구하였다.
통계프로그램으로는 SPSS ver. 18.0 (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였으며 모든 검정의 유의수준은 p값이 0.05 미만인 경우로 하였다.
III.연구결과
1.성별에 따른 건강행위, 사회경제적 상태 비 교
연구에 포함된 대상자 중 남성이 2,495명, 여성 이 3,287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남성 69세, 여성 70 세였다. 여성에서 80세 이상 초고령자의 비율이 더 높았고 취업자의 비율이 낮고, 월평균 가구수입이 ‘하’에 속하는 경우가 49 %로 남성에 비해 10 % 이상 많았다. 교육수준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자의 비율이 80 % 로 학력수준이 낮았다. 또한 독거, 미 치료, 활동제한의 비율이 높고, 건강검진, 구강검진 등 건강증진 행위 실천비율은 낮았다.
생활습관의 경우 여성 노인에서 남성에 비해 흡 연, 고위험 음주의 위험은 낮았으나 걷기 실천이 낮고, 비만한 경우가 많았다. 정신건강 상태의 경 우 스트레스 인지, 우울증상 경험, 자살사고 등의 비율이 높아 정신건강 상태가 위험하였다.
2.가구유형에 따른 사회경제적 상태, 건강행위, 정신건강 상태 비교
독거의 경우 73세로 평균 연령이 가장 높았고 부부, 독거-자녀의 경우 69세로 비슷하고 부부-자 녀의 경우 65세로 가장 낮았다. 즉 독거, 부부, 자 녀와 함께 사는 경우 순으로 나이가 감소하였고, 나이가 많아지면서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노인가 구(독거, 부부)로 가구유형이 변화하는 것으로 확 인되었다. 또한 월가구 평균 수입 ‘하’의 비율도 독 거 및 부부에서 높았다.
여성, 미취업, 저학력, 미치료, 활동제한의 비율 은 독거, 독거-자녀, 부부, 부부-자녀의 순으로 낮 아졌고, 배우자가 없는 경우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고 의료이용 또한 제한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 다.
건강검진과 구강검진 시행은 부부-자녀, 부부, 독거-자녀, 독거의 순으로 낮아졌다.
독감예방접종의 경우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독 거노인이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독거 부부에 비해 더 잘 챙기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흡연 및 고위험 음주 등의 건강위험행위의 경우 부부-자녀, 부부의 경우 독거-자녀, 독거에 비해 높 았고, 배우자가 있는 경우 흡연, 고위험 음주의 건 강위험행위자가 10 % 더 많았다. 걷기실천은 가구 유형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정신건강 상태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 더 건강하 였다. 지난 2주간 우울증상 경험, 스트레스 인지의 비율이 독거-자녀 및 독거에서 부부-자녀, 부부에 서보다 높았고, 배우자가 없는 경우, 자녀와 함께 사는 경우 우울, 스트레스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 타났다. 자살사고의 경우 독거에서 가장 높았고, 독거-자녀, 부부, 부부-자녀 순으로 낮아졌다.
3.가구유형이 건강행태에 미치는 영향
나이, 성별을 보정한 회귀분석결과(Model 1) 가 구유형은 구강검진, 건강검진, 독감예방접종, 흡연 등의 건강행태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고, 고위 험 음주, 걷기 실천 등의 요인과는 무관하였다. 건 강검진, 구강검진 미검 위험이 부부에 비해 부부- 자녀, 독거, 독거-자녀의 순으로 교차비가 상승하였 다.
나이, 성별, 월평균 가구수입, 취업여부, 교육수 준 등의 인구사회학적인 변인을 통제한 결과 (Model 2)에서도 가구유형은 구강검진, 독감예방접 종, 흡연 등의 건강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변인인 반면{odds ratio [OR] (95% confidence interval [CI]) 1.466 (1.076~1.906), 1.378 (1.087~1.747), 2.387 (1.702~3.347)}, 건강검진, 고위 험 음주, 걷기실천 등과의 연관성은 유의하지 않았 다.
정신건강상태, 활동제한 등의 변인을 추가로 보 정한 후에도(Model3) 구강검진 미검, 독감예방접 종, 흡연은 여전히 부부에 비해 독거에서 유의하게 교차비가 높았다.{OR(CI) 1.452 (1.066~1.980), 1.375 (1.083~1.747), 2.246 (1.604~3.146)}.
IV.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65세 이상노인에서 가구유형에 따른 건강행태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제 5기 국민건 강영양조사(2010-2012) 자료를 이용한 단면연구이 다. 본 연구에서 평가한 건강행태 중에서 고위험 음주, 걷기 실천여부를 제외한 건강검진, 구강검진, 독감예방접종, 흡연 등의 건강행태는 가구유형과 관련이 있었다. 자녀 동거 유무에 상관없이 부부에 비해 독거에서 독감예방 접종률, 구강검진 수검률 이 낮아 건강증진 행위실천이 낮았고 흡연의 위험 이 높았다.
1.가구 유형과 정신건강 상태
노인에서 가구유형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한 환경적 특성이 되며[13], 가족동거여부는 노인 의 건강 및 심리적 안정에 영양을 미치는 주요한 인자이다[14]. 가족과 함께 동거하는 노인은 가족 으로부터 건강에 대한 보호나 부양을 받음으로써 건강상태가 독거노인보다 더 좋으며 가족이 지지 체계 역할을 하여 스트레스 완화와 질병위험 감소 효과가 있다[15]. 이번 연구에서도 정신건강 상태 의 경우 배우자가 없는 경우(독거, 독거-자녀)에서 우울증상 경험과 자살 생각 경험률이 높아 가구유 형은 노인의 심리적 안정 및 지지에 유의한 상관 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독거, 독거-자녀에 서 부부, 부부자녀에 비해서 우울증상 경험이 높고 자살사고 높아 기분상태 정도가 저조하고 정신건 강상태가 나쁜 것을 확인하였다. 이 결과는 혼자 살거나 배우자가 없는 노인의 기분상태, 우울, 불 안 등이 가족과 함께 살거나 배우자가 있는 노인 보다 기분상태가 저조하다는 다른 연구결과와 유 사하였다[16]. 즉 가족동거 및 배우자 유무는 노인 의 심리적 정서적 건강에 큰 비중을 차지하며 특 히 노인들은 노령화에 따른 여러 스트레스, 신체적 질병, 경제사정 악화, 사회로부터의 고립 등으로 정서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쉬우며[17] 가족과의 분 리가 기분이나 우울 등 정신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18].
가족지지는 노인의 심리사회적 환경에 중요한 요인으로 이전 연구에서도 자녀 및 배우자와 동거 하는 노인에 비해 독거 노인에서 고독감이 증가하 고 자살률이 높았고[3][19] 노인의 자살생각에 영향 을 미치는 요인 중 우울의 위험도가 가장 높다고 한 보고[20]도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 자살사고의 경우 독거에서 가장 높았고, 독거-자녀, 부부, 부부 -자녀 순으로 낮아졌다. 즉, 자녀동거여부 보다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서 없는 경우보다 우울, 스트 레스, 자살사고 비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아 심리 적 지지와 안정은 자녀보다는 배우자 동거유무의 영향이 큰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노인 우울 및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독거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리 및 보호체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2.가구유형에 따른 건강행태
구강검진, 독감예방접종, 흡연 등의 건강행태는 가구유형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독거 노인 에서 독감예방접종 비율 높았지만 구강검진 미검, 흡연 위험이 높았다. 이는 선행연구[15][21]들에서 독거 노인의 건강행태가 다른 가구유형에 비해 좋 지 않음을 보고했던 것과 유사하다. 독거 노인에서 활동제한의 비율이 높아 거동이 불편하고, 취업률 이 낮아 월 평균 수입이 낮은 것이 미치료율을 높 이고 구강검진 미검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생각 된다. 노인에서 구강 건강 및 위생상태는 건강상태 및 영양상태를 결정하고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므 로[22][23], 치주질환, 결손치 여부를 확인하는 등 간단한 구강 검진으로 조기진료가 필요하다. 또한 흡연은 암,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등 각종 만 성질환의 원인일 뿐 아니라 치주질환의 유병률 및 심한 정도와 관련성이 있고 구강건강의 최종 목표 인 잔존 치아 수에도 영향을 준다[24]. 독거노인에 서 흡연 및 구강검진 위험이 높고 구강 건강 상태 가 나쁜 것으로 생각되어 음식섭취장애로 인한 영 양결핍 및 낮은 삶의 질이 우려된다.
V.연구의 제한점
본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자료를 이용한 단면연구 로서, 가구유형과 건강행태의 관련성에 대하여 시 간적 선후관계나 인과관계 파악이 어렵다. 그러나 인과관계와 무관하게 건강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변수 등을 보정한 자료이므로 그 상관관계에 있어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이다. 다음으로 조사시점의 가구유형 뿐만 아니라 가구유형의 변화시점 역시 건강행태에 영향을 미 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본 연구에서는 현재 동거하 는 자녀 및 부부로 가구유형 정의에 있어 변화에 대한 시점 파악이 불가능하였다. 마지막으로 가구 유형 및 건강행태에 대한 자료가 객관적인 자료나 측정이 아니라 연구 참여자의 응답에 의존하여 정 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 고 본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한국인 노인에 대한 대표성을 확보하였고 남녀를 모두 포함하여 성별에 따른 차이를 제시하였고, 가 구유형이 건강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에 있 어 인구사회경제학적변인과 정신건강상태를 고려 한 데 그 의의가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인 노인에서 가구유형에 따라 구강검진, 독감예방접종, 흡연 등의 건강행태는 차 이가 있고 특히, 독거 노인에서 건강 행태가 좋지 않았다. 향후 가구유형에 따른 건강행태의 관련여 부를 입증하기 위해 가구유형이 변화하는 시점을 포함한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고, 독거 노인의 건강 행태 개선을 위한 사회적 지지와 체계가 필요하다.